금주

금주라는 말을 꺼내고 이렇게 어렵지 않은 시간을 보낼지는 몰랐다 20대 중반부터 부어라 마셔라 주 5일에 평일 새벽 2~3시까지 회식하고 출근하던 나였다. 나이가 들수록 음주 횟수와 양은 줄어들기는 했지만 남들보다 많은 양과 잦은 횟수는 맞았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마시다 술을 줄이게된 이유는 처음은 들어가는 생활비가 빠듯해 생활비를 파악해 보니 술사는데도 꽤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출을 줄이게 된 경위는 내 반려견이었던 쨈이가 아프면서 한번 입원하면 몇 백씩 들어가던 병원비를 감당하기에 벅찬 시기였다. 그래서 한 푼이라도 더 모으려고 재테크에 관심 가지고 지출을 줄이는데 열을 올렸다. 이외에도 쨈이가 수액을 아침저녁 맞게 되고 먹어야 되는 약이 많아지면서 아침, 저녁 수액을 맞추고 오후 타임에 시간 맞춰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약간의 음주했지만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 있다는 건 큰 책임감이었다. 자제라는 걸 알아서 하게 된다. 사랑은 내가 좋아하는 그 무엇도 포기하게 만드는 '희생'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포기함으로써 화가 나는 것 같은 것은 없었다. 그 후에 쨈 이를 보낸 후에는 힘들어 빠지던 체중을 잦은 알코올로 다시 원복을 했지만 다른 점은 과음으로 다음날 숙취를 갖는 건 싫다고 생각했다. 숙취로 반나절을 보내고 나면 나에 대한 자괴감이 그렇게 크게 느껴졌다. 그렇게 술의 양이 자연스럽게 줄었다. 혼술 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건 청량한 탄산감의 맥주였는데 배가 부르다 보니 어느 순간 500ml 한 캔시작이면 기본 두 캔은 먹었는데 하나 먹고 나면 어쩐지 당기지가 않았다. 거기다 슈거제로, 무알콜 제품이 많다 보니 취한 기분이 들고 싶지 않아 무알콜도 많이 먹었는데 몇 프로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아 결국 알코올로 돌아섰다. 그러다 맥주는 슈거제로 타협했다.취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날은 차라리 도수높은 위스키,진으로 알콜을 느끼는게 더 합리적 섭취방법으로 바꿨다.

그러다 보니 먹는 속도는 느린데 이상하게 마트같은 곳에 가면 양주를 한두병씩 손에 들고 집에 가고 싶어진다. 먹지못하니 물욕으로 채우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일까? 그렇게 25년을 맞이 후 1월을 보냈고, 2월 시작 쯤 컨트롤없는 삶을 좀 변화를 주고 싶어서 금주를 시작했다.

어느덧 2주를 지나가는데 술을 참을 수 없다 이런 마음 같은건 들지 안는다. 바쁜 한 주 여서 금요일 저녁 맥주 한캔으로 고단함을 날려버리고 싶은 생각은 든다. 

그래서 오늘 무알콜이라도 한캔할까말까 고민한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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